희망고문

최근 미식가들 사이에서 힙한 공간으로 떠오르는 곳들은 저마다의 명확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청주의 '테디헤이데이'는 마치 80년대 미국 영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레트로 감성의 피자 다이너로, 그 독특한 분위기와 맛으로 긴 웨이팅마저 감수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곳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테디 콤비네이션 피자와 핫 쉬림프 크림 오븐 파스타는 방문객의 눈과 입을 모두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테디 콤비네이션 피자 이곳의 시그니처인 테디 콤비네이션 피자는 미국식 피자의 정석을 보여준다. 테이블에 놓이는 순간부터 풍성한 토핑과 노릇하게 구워진 치즈의 비주얼이 식욕을 자극한다. 페퍼로니, 다진 고기, 피망, 양파, 올리브, 버섯 등 아낌없이 올라간 재료들은 어느 한 조각을 먹어도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

수많은 식당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미식의 격전지 속에서, 단 하나의 메뉴로 수십 년간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곳이 있다. 청주를 대표하는 노포(老鋪) '경주집'이 바로 그런 곳이다. '농심 신라면이 이곳의 국물을 벤치마킹했다'는 전설적인 일화 하나만으로도 방문의 이유는 충분하다. 소문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방문한 경주집의 버섯찌개는 기대 이상의 깊이와 품격을 보여주었다.버섯찌개테이블 위에서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버섯찌개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진하게 우러나오는 향은 그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직감하게 한다. 국물을 한 숟갈 떠 맛보면, 묵직한 사골 육수를 기반으로 한 깊고 담백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그 위로 겹겹이 쌓이는 것은 표고버섯이 진하게 내뿜는 특유의 농후한 감칠맛과 넉넉히 들어간 ..

분당 정자동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윤밀원'. 미식가들 사이에서 익히 알려진 이곳은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이 그 명성을 증명하는, 그야말로 '맛집'의 정석과도 같은 곳이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한 시간가량의 기다림은 필수였지만, 곧 마주한 반족발과 평양냉면은 그 시간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을 깊이를 지니고 있었다.반족발윤밀원의 족발은 화려한 기교 대신 우직한 정공법을 택한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껍질과 담백한 살코기가 완벽한 비율로 붙어 있는 족발은 한 점 입에 넣는 순간, 잡내 없이 깔끔하게 퍼지는 육향과 함께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과하게 달거나 짜지 않은, 잘 삶아낸 고기 본연의 맛이 오롯이 느껴진다. 특히 쫀득하면서도 이에 달라붙지 않는 껍질의 식감은 가히 일품이다. 함께 제공되는 알싸한 부추무..

수원 영통 망포역 인근에 자리한 '시래기담다'는 이름 그대로 구수한 시래기를 중심으로 건강하고 정갈한 한식 한상을 선보이는 곳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깊이 있게 담아낸 이곳에서 고등어와 더덕구이 시래기밥 한상차림으로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기고 왔다.시래기밥과 기본찬 – 한상의 기본을 이루는 탄탄함이곳의 중심은 단연 시래기밥이다. 부드럽게 삶아낸 시래기를 넣어 지은 밥은 구수하고 은은한 향이 일품이다. 함께 차려지는 정갈한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허투루 만든 것이 없다. 계절감이 느껴지는 나물 무침부터 잘 익은 김치까지, 모든 반찬이 메인 요리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입맛을 돋운다.고등어구이 & 더덕구이 –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메인 요리‘고등어 시래기밥 한상차림’의 고등어는 겉은 바삭..

수원의 핫플레이스 행리단길에 자리한 ‘꿍냐우’는 현지의 맛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베트남 음식 전문점입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이열치열의 정신으로 베트남의 진한 풍미를 느끼고자 이곳을 찾았습니다. 대표 메뉴들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반쎄오 2인 세트를 주문해, 쌀국수부터 반쎄오, 짜조까지 만족스러운 미식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양지 소고기 쌀국수 – 담백하고 깊은 국물의 기본기세트의 시작을 알린 양지 소고기 쌀국수는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합니다. 향신료의 향이 은은하게 감도는 국물은 잡내 없이 깔끔하면서도, 양지 소고기로 우려낸 진하고 깊은 맛이 일품입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육수는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으며,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한 탄력을 지닌 면발이 국물을 잘 머금어 조화로운 맛을 완성..

수원 영통과 용인 영덕의 경계에 자리한 교동면옥은 계절을 불문하고 냉면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입니다. 특히 가마솥에서 우려낸 깊은 육수와 고소한 소고기 육전을 결합한 냉면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시그니처 메뉴인 교동 특냉면과 육전 물냉면, 그리고 갓 부쳐낸 소고기 육전을 주문해 그 명성의 이유를 직접 확인하고 왔습니다.교동 특냉면교동면옥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메뉴는 단연 교동 특냉면입니다. 자작하게 담긴 새콤달콤한 육수 위로 고소한 육전과 매콤한 풍미의 명태회무침이 함께 올라가 시각적인 즐거움과 맛의 균형을 동시에 잡습니다. 육수의 감칠맛이 면발에 깊숙이 배어 있으며, 부드러운 육전과 쫄깃한 명태회무침의 상반된 식감이 입안에서 다채롭게 어우러집니다.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

남대문 서령, 평양냉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강자강화도에서 그 명성을 쌓아오다 서울의 중심, 남대문으로 이전하며 평양냉면 씬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흥 강자 '서령'. 이곳은 이제 주말 한 시간 이상의 기다림을 감수해야 할 만큼, 미식가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곳입니다. 평양냉면의 정수인 순면부터 독보적인 항정살 제육까지, 서령이 제시하는 새로운 미식의 기준을 직접 경험하고 왔습니다.서령 순면 – 선명하고 깊은 육향의 정수서령의 순면은 한 모금의 육수만으로도 이곳의 내공을 짐작하게 합니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혀를 감싸는 선명하고 깊은 육향은 근래 경험한 평양냉면 중 단연 돋보입니다. 텁텁함 없이 맑게 떨어지는 끝 맛은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하며, 메밀 100%로 만든 순면은 툭툭 끊기는 질감을 넘..

명동교자 이태원점, 세월이 증명하는 칼국수와 만두의 클래식서울의 미식 지도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름, 명동교자. 명동 본점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받은 이태원 직영점은, 그 독보적인 맛의 기준을 흔들림 없이 지켜내고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칼국수와 만두, 그 명불허전의 조합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왔습니다.칼국수 – 진한 고기 육수와 마늘 김치의 압도적 조화명동교자의 칼국수는 단순한 면 요리가 아닌, 하나의 완성된 요리 그 자체입니다. 닭과 사골을 우려낸 듯한 진득하고 묵직한 국물은 첫입부터 깊은 감칠맛을 선사합니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면발 위로 올라간 고기 고명과 작은 완탕은 씹는 즐거움과 풍성함을 더합니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이 조합의 화룡점정은 단연 ..

서울의 미식 지도를 논할 때, 화려함 대신 묵직한 내공으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노포(老鋪)들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중에서도 용산 삼각지에 위치한 '명화원'은 '서울 3대 탕수육'이라는 수식어 하나만으로도 방문의 가치가 충분한 곳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공간에서 변함없는 맛의 정수, 탕수육과 짬뽕을 경험하고 왔습니다.탕수육 – 압도적인 존재감, 튀김의 미학명화원의 명성을 만든 일등공신인 탕수육은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찹쌀 튀김의 쫀득함과는 결이 다른, 옛날 방식 그대로의 바삭함을 자랑합니다. 투박해 보이는 튀김옷은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파삭 소리를 내며 부서지고, 그 안에는 두툼하고 실한 돼지고기가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소스는 부먹 스타일로 제공..

고요함과 개성이 공존하는 동네 연희동에서도, 유독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현대적인 감각과 정제된 분위기로 주목받는 '프로토콜 연희'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을 넘어, 잘 만들어진 공간이 주는 경험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카페입니다. 주말의 짧은 기다림 끝에 마주한 이곳은 커피와 디저트의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커피 – 기본에 충실한 섬세한 밸런스이곳의 커피 실력을 가늠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라떼를 주문했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튀는 산미 없이 고소한 너트류의 풍미와 은은한 단맛이 균형을 이루는, 매우 안정적인 맛을 선보입니다. 훌륭한 에스프레소는 어떤 메뉴에서도 그 빛을 발하는 법, 이 아메리카노 한 잔만으로도 이곳이 사용하는 원두의..